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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사태 여파, 자산가들 브라질 국채 산다

복리의마법 2013. 10. 11. 13:27

ELS 수익률 2%대, 회사채는 불안… 표면금리 10%, 브라질 국채 재입질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외국계 자산운용사 A사 대표는 최근 브라질 국채를 개인 재테크 목적으로 매입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스케줄에 따라 신흥국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금리도 자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 브라질 국채를 뒤늦게 사들인 것. 


브라질 헤알화 급락과 채권가격 하락으로 쓰린 상처를 안겨준 브라질 국채에 일부 고액자산가들이 다시 입질을 시작하고 있다. 동양 사태를 겪으며 회사채 투자의 손실 위험을 학습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 중 고금리를 주는 브라질 국채에 다시 눈길을 주고 있는 것.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토빈세 폐지 이후 정점을 찍고 감소했던 브라질 국채 판
매 금액이 지난달부터 다시 늘어났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브라질국채 판매액이 전월보다 32% 늘어난 294억원으로 3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4거래일에만 115억원어치가 팔렸다.

6월 한 달에만 1102억원의 판매실적을 보였던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7월 253억원, 8월에는 76억원으로 브라질 국채의 인기가 시들했지만 지난달 다시 172억원으로 늘어나며 회복세를 보였다. 

7~9월 500억원 규모의 브라질 국채를 중개한 삼성증권도 지난달 판매금액이 가장 컸다. KDB대우증권도 6월 350억원에서 7~8월엔 각각 30억원, 20억원으로 판매규모가 줄었으나 9월에는 그 2배에 달하는 55억원어치가 팔렸다. 

미국의 출구전략은 시기가 미뤄졌을뿐 언제고 시행되면 헤알화 환율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시들했던 브라질 국채로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이유는 같은 수준의 표면금리를 제공하는 대안상품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조인호 삼성증권 SNI 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은 "양적완화 축소 이후의 글로벌 자금흐름을 고려하면 브라질 국채를 적극 매수할 시기는 아니다"라며 "다만 8월중순 458원까지 빠졌던 헤알화가 현재 487원까지 회복된 상태라 바닥이 아닌 허리권 매수를 검토하는 자산가들이 일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는 자금은 목돈이 아닌 분할매수 자금"이라며 "환율이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어도 10%에 달하는 고금리에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안상품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ELS(주가연계증권) 쿠폰금리는 2%대로 떨어졌고 신흥국 중 브라질의 대항마로 꼽힌 멕시코, 터키 국채의 표면금리는 5~6% 수준이다. 동양 사태 이후 국내 투기등급 회사채보다 신흥국이라도 국채 투자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도 늘어났다. 

오온수 현대증권 PB리서치팀 연구원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동양의 회사채 표면금리가 7%대였던 반면 브라질 국채는 정부가 디폴트하지 않는 한 원리금이 보장되는데도 표면금리가 2~3%포인트 더 높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채권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유출되고 있지만 채권 매도를 통한 자본차익에 대한 기대가 없는 장기투자자들이 금리 자체의 매력으로 브라질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