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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6개월~1년 정도 굴릴 수 있는 투자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6개월 전 증권사를 찾았다. 한 직원이 인기상품이라며 만기30년짜리 국채를 권하길래 그동안 모아놓은 전세자금 2억원을 투자했다. 만기되기 전에 매매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안내도 받았다. 하지만 국채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투자 6개월이 지난 시점에 현금화하려고 문의했더니 마이너스 20% 손실이란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가장 안전하다는 국채가 이렇게 단기간에 손실이 발생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60대 남성 B씨는 지난해 ㈜동양이 발행한 회사채 2억원 어치를 샀다. 지주회사채권이라 안전한데다 연 7%의 표면이율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양그룹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원금회수는 커녕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최근 채권투자에 나섰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자금의 성격·투자기간 등을 고려하지 않거나 고금리만 믿고 투자했다가 금리상승, 부도등의 예기치 않은 변수가 터져 손실을 입게 된 것이다. 채권이니까 무조건 안전하다는 생각으로 투자하기엔 불안한 시점이다. 채권투자도 이제 투자성향·투자기간·운용방식·투자상품에 따라 보다 명확한 판단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고금리 회사채 위주로 투자해 왔기 때문에 발행채권의 상환가능성과 부도 시 회수율 측면을 살펴 보는 기업신용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개인이 많은 채권을 직접 분석하고 투자결정을 내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의 도움을 받아 채권투자 시 꼭 알아야 할 팁을 소개한다.
첫째, 회사채는 2개 이상의 신용평가사 평가등급을 체크하고 최신 평가자료를 꼼꼼히 보아야 한다. 통계적으로 보면 1993~2012년 까지 신용등급 AA~AAA는 연간 부도율이 0%였다. A급도 2004년부터 2010년까지 0%였지만 2011년부터 부도율이 상승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신용등급이 점차적으로 상승하거나 향후 상향가능성이 있는 회사채는 안전하면서도 수익성도 괜찮다. 반면 신용등급이 연속적으로 하락하거나 등급전망(outlook)이 ‘부정적’ 또는 ‘하향검토’ 대상일 경우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신용평가사의 평가요약 자료에 나와 있는 주요 재무지표와 평가의견만 참고 해도 위험도에 따른 투자판단을 내릴 수 있다.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기업의 재무정보 및 내용을 간단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채비율·유동비율·당좌비율·차입금의존도·이자보상배율 등의 지표를 면밀히 들여다 보자.
셋째, 등급·잔존만기 별로 평가사들의 평균수익률보다 높게 거래되는 회사채는 업황이 좋지 않거나 개별기업의 리스크로 시장에서 매물소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반해 독과점 기업과 대기업계열사의 채권은 평가사들의 평균수익률보다 낮게 거래되는 경향이 있다.
넷째, 단기·중기·장기채권을 골고루 분산해 투자하는 것을 잊지 말자. 일반적인 시장이라면 단기물보다 장기물이 금리가 높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 장기물을 현금화할 경우 가격하락으로 생각하지 못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금리 상승기를 대비하려고 단기물 위주로 투자하다 보면 자금운용기간 동안 투자수익률이 떨어지고 재투자할 투자상품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다섯째, 해외채권투자를 통하면 위험을 분산하면서 기대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선 장기적인 투자관점에 근거한 전략적 자산배분(Strategic Asset Allocation)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것은 포트폴리오 이론이나 많은 기관투자자의 운용사례에서 입증된 사실이다. 개인들도 투자자산의 크고 적음에 관계없이 현금·주식·채권·부동산·해외채권 등 서로 낮은 상관관계를 가진 자산군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동양그룹 사태를 계기로 리스크가 높아진 일부 회사채에 대해선 ‘투자유의종목’ 표시를 해 투자자 보호에 나서고 있다.
<서명수 기자 seoms@joongang.co.kr/그래픽=이말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