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4억달러 영구채 발행도 '긍정적' 검토 선회…"한진해운 유동성 문제 완전 해결"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긴급 자금 1500억원 지원 외에 최대 400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결정했다.
한진해운이 추진하던 4억 달러(약 4242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도 채권은행들이 긍정적 방향으로 돌아서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진그룹이 강력한 지원의지를 보이는데다 영구채 발행 가능성까지 커져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가 완전히 해결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금융권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의 유동성 문제 해소를 위해 4000억원의 추가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한진그룹은 전날 지원을 발표한 1500억원의 긴급 자금 외에 1000억원을 언제든 신규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원래 2500억원을 준비했지만 한진해운 측에서 1500억원만 먼저 지원해주길 바란 것"이라며 "한진해운에서 원하면 1000억원은 언제든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이 내년 3월 예정하고 있는 최대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키로 결정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상황과 현금흐름 추이를 지켜보고 한진해운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만 하면 한진그룹은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동생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을 전폭적으로 도와주기로 했다. 한진해운이 독립 경영을 하고 있지만 문제가 생길 경우 한진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STX, 동양그룹에 이어 한진그룹까지 무너지면 국가 경제 전반에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정부의 고민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의 지원의지가 확인되면서 영구채 발행을 위한 금융권의 지원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진해운은 은행의 보증을 바탕으로 4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보증을 서 줄 은행 간 이견으로 난항을 보였지만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긍정적 검토'로 방향을 틀었다.
산업은행도 발행액의 50%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에 대해 보증해 줄 예정이다. 농협은행 등만 지원의사를 확정하면 발행이 성사될 전망이다.
영구채 발행까지 성공하면 한진그룹의 지원 총액 5500억원(이미 발표한 긴급 자금 지원 1500억원 포함)까지 모두 1조원의 외부 수혈이 가능하다. 여기에 자체 자금조달까지 더해지면 한진해운의 유동성 문제는 완전히 해결될 수 있다. 한진해운은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등이 2500억원 정도다. 내년에는 39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동양과 달리 한진해운의 부채상태는 심각하지 않고 사업구조도 더 튼튼하다"며 "한진그룹이 지원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한진해운의 유동성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