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사채 투자 정보

회사채 시장, 건설업종 내 양극화 "천양지차"

복리의마법 2014. 3. 3. 17:23

[머니투데이 박진영기자]건설업종이 자금조달 "한파"를 겪고 있는 가운데 회사채 시장에서는 업종 내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부 우량 등급 건설사들은 수요가 넘치는 반면 자금 조달이 어려운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발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27 실시한 삼성물산(AA-)의 수요예측에 기관투자자 수요가 1조원 넘게 몰리는 대흥행을 기록했다. 3년물 2500억원, 5년물 1500억원 모집에 각각 6400억원, 4000억원의 유효수요가 들어왔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수요예측 "성공"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 AA-등급인데다 시장에 이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다르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 회사채 발행 주관사 선정시에도 딜을 따내기 위해 증권사들이 줄을 섰다.

삼성물산뿐만 아니라 업계 1위인 현대건설(AA-)도 회사채 시장에서 인기가 상당하다. 지난 2월11일 실시한 1000억원 규모의 5년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900억원의 기관투자자 주문이 몰렸다.

이에 현대건설은 최초 예정 물량에 1000억원을 추가해 2000억원으로 발행을 결정했다. 다수 기관이 민평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주문을 넣는 등 시장에서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해 결과적으로 유효수요보다도 1000억원을 더 발행하기로 했다.

두 기업을 제외한 건설사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업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인식이 극도로 싸늘해져 있는 것은 물론 증권사들도 대규모 미매각을 떠안기를 애초에 꺼리면서 발행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까지 4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었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돼 3000억원으로 수준으로 축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회사채가 발행된 기업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을 제외하면 두산인프라코어(A), 태영건설(A) 정도다.

태영건설은 지난 1월 수요예측을 실시해 3년물과 4년물 총 500억원 모집에 200억의 미매각이 났다. 이마저도 시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받아들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3년물 1200억원 모집에 400억원의 유효수요가 들어와 800억원의 미매각이 났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SK건설 등은 앞으로 4월까지 회사채 만기 도래를 앞두고 현금 상환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거래시장에서도 등급 민평(등급별 민간 채권평가사 평가 금리 평균) 대비 금리 차이 양극화가 뚜렷하다.

현대건설은 같은 등급(AA-) 대비 민평 금리 차이가 3bp 높은 수준이었고 삼성물산(AA-)은 오히려 2bp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포스코 건설, 롯데건설, GS건설은 각각 등급(A+) 민평 대비 17bp, 73bp, 41bp나 높았다. 현대산업개발(A)과 SK건설(A)은 각각 107bp, 53bp 높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1~2등급까지도 떨어지는 수준의 금리다.

건설업종은 올해 총 5조2290억원의 회사채 만기도래가 예정돼 있다. 특히 3월과 4월에 만기가 40% 상당 몰려 있어 기업들의 부담감이 더 크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건설사 만기는 오는 4월 1조2000억원 가량이 집중돼 있는 등 업계 부담감이 클 것"이라며 "취약 업종인데다가 A급 이하라는 2가지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건설사들의 만기도래가 대부분이라 발행이 녹녹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