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사채 투자 정보

보험사, 수익률 빨간불..우량채 확보 "러시"

복리의마법 2013. 8. 19. 08:28

[머니투데이 심재현기자][사모채 물량 미리 땡기기도…시장 여건 불안에 수익률 비상]


보험사의 우량 회사채 러브콜이 줄을 잇고 있다.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공모 물량을 사모로 미리 받아가는 경우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의 총자산에서 채권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3월 40.1%에서 지난해 12월 47.1%로 늘었다.

특히 만기 7년 이상의 장기물 투자가 늘면서 보유 채권의 만기가 2009년 1월 3.9년에서 올해 7월 5.8년으로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7년 이상 장기채는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기업이 발행한다.

무엇보다 최근 실적 부진과 주식·채권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겹치면서 보험사의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진 게 배경으로 꼽힌다.

1분기(4~6월) 보험업계의 실적을 보면 생명보험사의 경우 한화생명 신한생명의 순이익이 1년만에 반토막 났고 손해보험사의 경우 주요 대형사 실적이 일제히 뒷걸음질쳤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손해율 등이 상승하면서 "본업"에서 타격이 컸다"며 "이렇게 되면 자산운용수익률이라도 높여야 하는데 저금리와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도 우량채 쏠림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RBC(지급여력) 비율 산출방식을 별도재무제표 방식에서 연결재무제표 방식으로 바꾸기로 하는 등 규제 강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당국은 200% 이상을 권장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시사한 "버냉키 쇼크" 로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올해 상반기 주요 보험사의 RBC 비율은 이미 무더기 급락한 상태다. 국내 최대사인 삼성생명이 7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대형사의 RBC 비율은 당국 권고 수준 아래로 내려갔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달초 투자설명회에서 시중 채권금리가 50bp(0.50%포인트) 오를 경우 채권평가손실 등에 따른 RBC 비율 예상 하락폭을 30%포인트로 제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보험사의 경우 우량채 확보를 위해 사모사채 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보험사의 수요가 늘자 현대하이스코는 지난 12일 5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KCC와 삼성물산도 지난 8일과 지난달 23일 각각 5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시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보험사의 우량채 선호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6, 7월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회사채 발행 자체가 급감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이경록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시장 여건과 당국의 규제 방침이 엮이면서 보험사는 장기·초우량 회사채 매수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