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업 정보

시멘트 업계 죽 쑤는데 한일·아세아만 `好好`

복리의마법 2013. 10. 15. 17:04


쌍용·동양 등 주요 시멘트사 이자비 부담에 허리 `휘청`
한일·아세아는 이자 부담 크지 않아 흑자 가능
생산 효율과 생산비 절감 등서도 타 회사 압도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주요 시멘트 회사들이 모두 적자의 늪에 빠져있지만 유독 한일과 아세아시멘트만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두 회사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생산시설을 효율적으로 돌리며 업황 불황속에서도 돋보이는 실적 개선세를 이뤄내고 있다.

▲주요 시멘트사 당기 순이익 추이(단위 :억원, 자료 :금감원 공시, 동양·성신·아세아는 포괄손익, 쌍용·한일은 손익계산서 기준)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003300)와 아세아시멘트(002030)는 올해 상반기 각각 259억원과 102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기 대비 각각 1618%와 242% 급증한 수치다.

반면 쌍용양회(003410)(-271억원), 동양시멘트(038500)(-69억원), 현대시멘트(006390)(-258억원), 성신양회(004980)(-88억원) 등 주요 시멘트사들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한일과 아세아시멘트를 제외한 주요 시멘트사들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업황 불황속에서도 한일과 아세아시멘트만 흑자 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이 두회사가 다른 시멘트 회사와 달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덩치가 큰 주요 시멘트사들은 2004년 본격화된 시멘트 값 가격 덤핑 경쟁에 큰 손해를 보며 과도한 채무를 지게 된 후 아직 까지 그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쌍용, 동양, 성신 등 주요 시멘트 회사들은 올해 상반기 모두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도 금융 비용을 감당하느라 정작 순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쌍용은 18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이자비용은 337억원에 달했다. 동양도 140억원의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245억원)이 훨씬 크다. 성신도 이자 비용이(202억원)영업이익의 2배(126억원)에 육박한다.

반면 덤핑 경쟁에도 몸집이 작아 피해가 적었던 한일과 아세아시멘트는 큰 빚을 지지 않아 이자비용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다. 이자 비용을 포함한 한일시멘트의 올해 상반기 전체 금융비용은 123억원으로 영업이익(623억원)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아세아시멘트의 금융비용 역시 16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170억원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높은 생산효율과 생산비 절감도 두 회사가 흑자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 주요 이유다. 한일과 아세아시멘트의 연간 생산능력은 주요 7개 사중 중·하위권에 속해 있으나 생산능력대비 실제 생산량 비율은 각각 70~80%로 50~60%에 머물고 있는 다른 회사를 능가한다. 장치 산업의 특성상 생산시설을 돌리지 못한 만큼 회사의 손실은 커지지만 업황 불황에도 불구 두 회사는 70%이상의 가동율을 유지하며 다른 회사에 비해 피해를 덜 입고 있는 것. 

두 회사는 생산비 절감 측면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한일과 아세아시멘트의 전체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각각 74%와 78%로 80~90% 수준인 타회사 보다 낮다. 매출원가는 원자재 매입 또는 제조에 소요된 비용으로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이 낮을 수록 생산비 절감이 이뤄졌음을 뜻한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건설경기 침체에도 한일과 아세아시멘트가 흑자 기조를 계속 이어가자 업계의 부러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며 “그러나 경기 활성화와 재무구조 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워 두 회사의 실적 독주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