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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SK건설, 유상증자 효과 있나

복리의마법 2013. 11. 6. 08:44

[본 기사는 10월 30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SK건설 살리기에 그룹 계열사들이 나섰다. 그러나 주력사업인 해외 플랜트 수주 부문 수익성 개선이 당분간 어려운데다 지원에 나선 SK케미칼의 자금 여력도 여의치 않아 이번 증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SK건설은 25일 48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SK건설 지분 40.52%를 보유한 1대 주주 SK와 2대 주주 SK케미칼(25.42%) 등이 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조달된 자금은 올 상반기에만 2620억 영업손실이 난 SK건설의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은 이미 2011년에도 2000원 규모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번 유증과 마찬가지로 SK(800억원), SK케미칼(508억원), 최창원 전 SK건설 부회장(192억원)이 출자에 나서 플랜트 등 해외 개발사업(TSP)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 그동안 추진해 온 해외개발 사업 투자 및 엔지니어링 기술 인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회사가 초점을 맞춘 해외 수주 부문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며 지난해부터 실적이 하락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투자 실패에 따른 `급한불 끄기` 성격이라 우려는 커지고 있다. 현재 SK건설은 화공·발전 플랜트 등 해외부문 매출 비중이 전체 60% 이상(올 상반기말 기준)을 차지할 정도로 높지만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을 중심으로 한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어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비중이 국내를 추월한 상황이라 마진이 줄어들어도 해외 부문을 포기하긴 어렵다"며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발주 물량이 많지만 국내사들이 치열한 경쟁에다 현지 발주처들이 공사를 지연하는 등 변수가 많아 수익성 악화 리스크가 크다"고 전했다. 

SK건설 이번 증자는 구원투수로 나선 그룹 계열사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지주회사인 SK의 경우 출자금 2035억원이 순자산의 1.7% 수준이지만 최대 1300억원 가량을 출자해야 하는 SK케미칼은 처지가 다르다. 

현재 SK케미칼은 SK건설 지분 25.42%를 보유해 SK건설의 순이익을 지분법손익(관계기업투자이익)으로 인식하고 있다. 올 상반기 SK건설이 2087억원 반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바람에 4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 빠져나간 셈이다.
 주요 사업 부진으로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와 31% 감소한 데다 지분법손실까지 발생하면서 반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1083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었다. 


증권사 화학 담당 연구원은 "SK케미칼은 현재 화학·제약 등 주요사업 전망이 불투명해 당분간 외형성장보다는 수익성 개선 위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현금흐름이 급격히 악화된 SK케미칼 입장에서 1300억원 출자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케미칼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반기 1164억원에서 올 상반기 518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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