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사채 투자 정보

건설대란 우려 재부각..상반기 4조원대 만기

복리의마법 2014. 2. 3. 08:11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건설사 자금난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건설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나마 문제없다던 국내 주택사업에서도 잇따라 대규모 부실이 드러나면서 올 상반기 4조원대의 회사채 만기 상환을 앞두고 업계 안팎의 근심이 크다. 


◇ 상반기 만기 규모 4.5조, 시장 여건은 얼음장 = 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만기를 맞는 건설사 회사채 4조5482억원 가운데 사실상 차환 발행이 불가능한 신용등급 A 미만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가 2조3202억원으로 절반을 넘는다. 

기업별로 한라(신용등급 BBB)가 다음달과 오는 4월 총 23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 가운데 동부건설(BBB-)과 두산건설(BBB+)도 각각 1300억원, 435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두산건설은 오는 5월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500억원 규모의 CP(기업어음)도 있다.

자금시장에서 건설사의 위상은 이미 추락할대로 추락한 상태다. 지난해 9월 롯데건설(A+)과 대우건설(A)이 발행한 회사채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매각돼 주관 증권사가 떠안은 뒤 아직까지 제대로 처분되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16일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한 태영건설(A)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재무상황에도 불구하고 500억원 발행에 투자수요가 300억원 들어온 데 그쳤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일부 기관은 신용등급 AA 미만 건설사 회사채는 투자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당분간은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 믿었던 국내 사업마저…실적 회복 요원 = 건설사들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업황과 실적이 회복돼야 하는데 그럴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게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히려 지난해 초부터 문제가 된 해외사업만이 아니라 국내 주택사업에서도 잇따라 부실이 드러나면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28일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44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으로도 적자로 돌아서 영업손실 1999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대림산업도 4분기 영업손실 319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실적 발표를 앞둔 건설사도 적자 전망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기획 회계감리를 앞두고 건설사들이 그동안 묵혀뒀던 국내 미분양과 할인분양 손실을 반영하면서 적자 규모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우건설과 대림산업도 국내 사업 부실을 털어내면서 어닝쇼크 대열에 합류했다.

임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업계의 고민이 중동 지역에 대한 저가 수주였다면 올해는 국내 사업장이 될 것"이라며 "누적된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에 대한 부실이 쌓여가고 있어 시장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줄강등' 조짐도.. = 실적 고백이 이어지면서 신용등급 줄강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건설사 위기론을 키우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우건설 실적 발표 당일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다. 대림산업도 적자실적 발표 이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된 상태다.

향후 실적 발표에 따라 신용등급이 추가 강등될 건설사도 적잖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회사채 발행금리가 올라가면서 이자 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은행 대출, 공사 수주 등에서도 부담이 커진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건설사들이 자산 매각 등 자금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시장의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지난해 동양사태에서 그랬듯 재무악화 기업이 내놓은 매물은 제값 받기가 쉽지 않은 데다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데 따른 시장 가치 하락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