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해외채권 News

글로벌 큰손들 너도나도 멕시코국채 투자

복리의마법 2013. 8. 13. 17:34






















벤 버냉키 쇼크(양적완화 조기 종료 시사 발언) 이후 이머징 국가들의 채권 투자에서 자칫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템플턴, 핌코 등 대형 글로벌 펀드들이 멕시코 국채 매수에 나서 눈길을 끈다. 1994년 멕시코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3%에 머물던 기준금리를 단기간 내 6%까지 올린 여파로 페소화 가치 폭락에 따른 외환위기를 맞은 바 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3년, 미국 출구전략이 가시화되고 다시 금리 상승이 전망되는 이 시점에 오히려 글로벌 큰손들이 멕시코 국채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템플턴 글로벌 채권펀드는 양적완화 조기 종료에 대한 염려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6월에도 멕시코 국채를 추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내 멕시코 채권 비중도 지난 5월 말 6.08%에서 6월 말 8.33%까지 상승해 한국ㆍ말레이시아ㆍ폴란드에 이어 네 번째로 커지게 됐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가 운용하는 이머징 로컬펀드 안에서도 멕시코 채권 비중은 17.13%로 단일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남아프리카(17.07%) 폴란드(11.09%) 브라질(7.74%)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멕시코 투자 잔액은 연초에 비해 14억페소, 1년 전에 비해 42억페소 늘어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2013년 멕시코는 1994년과 완전히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신환종 우리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년간 재정건전성과 대외채무 상환능력이 크게 개선됐다"며 "출구전략이 본격화된다 해도 외국인들이 이머징 채권을 무차별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멕시코 투자는 계속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글로벌 펀드들이 유독 멕시코 채권에 러브콜을 보내는 가장 큰 이유는 페소화 환율에 대한 강세 전망 때문이다. 연초 4%대에 머물던 멕시코 국채 수익률은 최근 6~7%까지 상승했으며 페소화 가치가 더 상승한다면 8~9% 이상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멕시코의 경우 수출의존도가 30.3%로 브라질(10.3%)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으며 이 중 미국 수출이 78%에 달한다"며 "최근 미국의 경제 회복은 멕시코 수출과 산업생산, 나아가 페소화 강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멕시코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조만간 BBB+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오는 9월 미국의 출구전략 개시가 유력한 이상 이머징 국채 투자 타이밍은 조금 더 미루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양적완화 축소가 확실시되면 멕시코 등 이머징 시장 환율 및 금리가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며 "다음달 시장 반응을 확인한 후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나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혜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