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사채 투자 정보

"동양"에 움찔한 채권시장...A급도 "못 믿어"

복리의마법 2013. 10. 2. 08:52

[머니투데이 박진영기자]동양그룹 법정관리 불똥이 회사채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잦아들면서 다소나마 온기가 돌던 A급 회사채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신용등급 A)는 오는 7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5년물 발행을 앞두고 지난달 27일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희망금리 범위 안에 들어온 투자수요가 800억원에 그쳤다.

넥센타이어는 최근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서 기대가 컸지만 투자수요가 예상을 밑돌자 희망금리 상단을 높여 주문이 들어온 910억원까지 유효수요에 포함시켰다.

시장에서는 투자심리 위축이 동양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초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는 대부분 BB 등급이었다. BB 등급의 회사채가 기업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큰 손해를 보게 되자 위험 기피 심리가 A등급 회사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초까지만 해도 A등급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펀더멘털에 비해 높은 금리로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 회사채 펀더멘털 우려가 커지면서 A등급 회사채도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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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의 위기설이 본격화됐던 지난달 16~29일 A등급 회사채의 미매각률은 69.5%에 달했다. 반면 AA등급의 미매각률은 23.6%에 그쳤다.

AA등급 이상 회사채와 A등급 이하 회사채간 금리 차이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A등급 이하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어 금리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우량-비우량 등급간 금리 차이는 25bp(0.25%포인트)로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최고 수준이다.

당분간 A등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 약세 현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건설사 등 A등급 이하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연말 신용등급이 추가 하향될 우려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변동의 월별 추세를 보면 6월 정기평가 때 조정되는 것 외에 12월에도 추가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등급 조정시 AA등급보다 A등급 이하에서 조정이 많았다는 것도 투심에 부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임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매력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등급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A등급 주요 매수 주체였던 상호금융과 일부 기관의 매수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진영 기자 트위터 계정 @zewa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