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심재현기자]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ABS(자산유동화증권)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회사채 시장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지난 5월부터 CP(기업어음) 규제가 시행되면서
ABS가 대체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ABS란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매출채권이나 보유 부동산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을 말한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ABS 순발행액(전체 발행액에서 만기 상환액을 뺀 액수)은
3조758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순발행액(5769억원)에 비해 6.5배 많다. 이미 지난해 전체 순발행액 3조1020억원도 넘어섰다.
발행건수도 58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5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올 들어 회사채 순발행액은 11조64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조3575억원)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국채·통화안정채 등을
포함한 전체 채권 발행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7%에서 12.9%로 떨어졌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5월말 출구전략을 언급하면서 회사채 시장이 급랭하자 돈이 급한 기업들이 잇따라 ABS시장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ABS는
매출채권이 쉽게 발생하는 신용카드사나 통신사 등이 주로 발행했지만 최근에는 자금이 필요한 건설·해운·조선업종으로 발행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한진해운(신용등급 A-)은 지난 6월말 벌크선박 6척을 기초자산으로 2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했다.
연초 발행
여건이 악화된 회사채를 대신해 기업의 자금 조달 통로 역할을 톡톡히 했던 장기 CP에 대해 지난 5월부터 규제가 강화된 것도 기업들이 ABS
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하고 있다.
실제로 상법상 유동화회사가 발행한 사모 ABS 발행 규모는 지난 5월 CP 규제가 본격화한
이후 빠르게 느는 추세다. 올들어 사모 ABS 발행액은 5200억원인데 이 중 2100억원 어치가 지난달에 시장에 풀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기간에 회사채 시장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ABS 발행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초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발표한 회사채 지원 대책에서 ABS 발행 자격 조건을
신용등급 BBB 이상에서 BB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신용등급은 낮지만 우량한 자산을 보유한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ABS 발행으로 한결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은행권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막힌
비우량 기업의 경우 빚을 갚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헐값에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며 "ABS 발행 문턱이 낮아지면 어느 정도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도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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